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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사고 글쓰기 30일 챌린지

오늘 기분은 어떠했는가? 그리고 그 기분은 어디서 온 것인가?

창피하다


내가 얼마나 나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수렴하지 못하고, 남에 대한 나쁜 점은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중적인 사람인지 알게 된 창피한 날이다. 오늘 카페에 가서 어제 쓴 글을 수정했다. 내심 잘 쓴 것 같아 언니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잘 쓴다고 말이다. 글을 보여주기 전 내가 예상한 언니의 반응은 너무 잘 썼네. 글에 너의 실제 이야기를 써서 그런지 좀 더 이해가 잘되네. 이런 부분은 나도 공감해 맞아 맞아. 너 글 잘 쓴다.’ 였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언니는 나의 글에 대해서 너무 자기자랑만 하고, 의견을 뒷받침해줄 근거 없이 나의 자전적인 이야기만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그리고 독자를 생각하지 않은 글이고, 공감을 일어나지 않는 글이라는 평을 했다. 언니가 내 글에 대해서 비판하자 화가 났다. 내가 생각했던 반응이 아니었다. 처음에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왜 저렇게 꼬아서 듣지? 나는 자기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한 테 일어난 일을 애기하면서, 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고 싶은 건데라 생각하며 언니의 말을 부정했다. 그냥 내가 이렇게 글을 쓴 게 셈나서 그런 거라 내가 원하는 데로 생각했다. 곰곰히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나도 저번에 언니의 글을 보면서, 문맥이 안 맞는 것 같다고 애기한 적이 있었던 것을 생각했다. 언니 또한 내 글이 안 좋다고 애기할 수 있는 것인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참 짜증났다.

 

 

내가 얼마나 오만하고 철없는 사람인지 알았다. 나의 글은 내가 내 자신을 자랑하고 싶어 안달 났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너무 나의 이야기만 장황하게 쓴 아주 부끄러워해야 하는 글이다. 내가 말하기 싫은 이야기도 하면서까지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생각을 했다. 그게 아니었다. 나는 그냥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서 칭찬을 받고 싶어하는 애처럼 내 자랑만 쭉 늘어놓은 글을 썼다. 글을 읽는 사람의 입장은 무시한 채 내 이야기에 심취해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만 내리썼다. 생각해보니, 조던 피터슨의 동영상 내용을 근거해서 애기하지 못했다. 그저 그 동영상을 보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나는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아는 척하는 글이었다. 오늘 카페에서 어제 쓴 글을 수정하며, 잘 썼다 자만한 내 자신이 너무 창피했다. 내가 한 것은 아주 소소한 것인데, 그거 하나 했다고, 우쭐하는 꼴이 너무 재수없다. 나라는 사람이 왜 질리는지 알 것 같다. 남을 위한답시고 위선 떨며, 우쭐하는 철없는 애다. 이 글을 쓰면서도 언니의 말을 부정하고 싶다. 아까 먹었던 가자미가 자꾸 언치는 그런 창피하고 우울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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