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6일 화요일
눈이 많이 오는 날이다. 아빠가 일 문제로 엄마에게 화가 나셔서 엄마는 회사에 안 가셨다. 엄밀히 말하면, 못 가셨다. 아빠가 차키를 다 가져가 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치할 수가... 참나, 나이가 많아도 사람은 그냥 애인가 보다. 엄마가 집에 계신 김에 엄마에게 같이 산부인과를 가자고 제안했다. 요번 연도에 자궁을 조심하라고 해서 예방차 가려고 했다.
요즘 우리집 와이파이가 계속 안돼서 인터넷 고치러 기사님이 오시고 또 나는 11시 30분에 나머지 왼쪽 스케일링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2시에 중심상가에서 만나서 병원에 같이 가기로 했다. 그래서 10시에 원래 가는 커피랑 도서관 카페에 가서 4 주권을 신청하고, 11시 30분에 스케일링을 하러 갔다. 내가 혀로 계속 기계를 칠까 봐 무서워 오줌 지릴 뻔했다. 계속 내가 기계를 쳐서 혀가 잘리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겁이 계속 질려 있었다. 다행히 내 혀를 보존했고 무사히 끝냈다. 되게 빨리 끝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무서워 하는 걸 눈치챈 치위생사분이 빨리 끝낸 거 같다. 돈 내고 가려고 하는데 프런트에 있는 분이 이빨 두 개 썩었다고 적어도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오란다. 흠... 근데 여기 너무 비싸요 치아 하나당 10만 원이면 어떻게 쉽게 합니까...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네!라고 답했다.
카페에 있다가 엄마 전화를 받고 병원에 갔다. 병원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근데 생각보다 규모가 큰 병원이었다. 우리 동네에 이렇게 큰 병원이 있었나 하고 놀랬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런 곳을 빠삭하게 알고 있는 엄마의 지식에 놀랐다. 엄마가 생각보다 병원을 꿰고 있다. 여기저기 많이 아파서 그런가?
뭐 여튼 우리는 접수를 하고 엄마는 두 번째라 혈압만 재고 진료를 기다리고 있고 나는 처음 왔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검사와 호구조사? 같은 거를 당하고 아니했다. 일단 몸무게랑 혈압, 언제 생리 시작했는지, 관계는 했는지, 임신한 적이 있는지, 생리는 언제 마지막에 했고 규칙적인지 등등 여러 가지를 질문하셨다. 질문하시는 분이 역시 좀 민감한 질문이어서 조심스럽고 상냥하게 얘기해주셨는데, 너무 당당하게 내가 얘기하니까 좀 웃기셨던 것 같다. 뭔가 되게 재밌어하셨던 것 같다. 특히 당당하게 말할 몸무게가 아닌데도 너무 당당하게 75킬로요!라고 하니까 풋하고 웃으셨다. 왜일까 왜 좀 뿌듯할까... 나란 놈 역시 광대인 건가... 뭐 여하튼 호구조사가 끝나고 엄마랑 진료를 기다렸다.
엄마가 계속 사람들 있는데 가려운거는 저녁마다 뒷물을 해줘야 한다면서 엄마는 저녁에 꼭 뒷물을 한다고 얘기해주는데 민망해 뒤지는 줄 알았다. 하... 그때 생각만 하면 부끄럽다. 옆에 임신한 부부가 있었는데 그 얘기 할 때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어서 더 부끄러웠다. 분명 우리 아기를 유심히 듣고 있었을 것이다. ㅋㅋㅋ 얼른 재테크로 화제를 돌려서 다행이다. 참고로 나는 세뱃돈+용돈으로 어제 전자화폐를 샀다.
뭐 본론으로 돌아가서 엄마랑 따로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서로 다른 의사분이 진료를 맡았다. 나는 엄마랑 이름이 똑같고 나랑 성이 똑같은 조미영이라는 의사분한테 진료를 받았다. 들어가니 아래 다 벗고 치마를 입으라고 했다. 치마는 옆이 트여있었다. 이상한 의자에 앉으라고 했는데 앉고나서 왜 치마를 그렇게 해놨는지 알게 됐다... 자세하게 묘사 안 하련다. 여하튼 의사분이 내 소중한 부위를 보면서 진찰했다. 딱히 별 것은 없었다. 아! 그리고 내 나이가 이제 늙을 만큼 늙어서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자궁경부암 검사를 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도 했다. 야후!! 늙는다는 게 좋은 점도 있다는 걸 그때 느꼈다. ㅋㅋ (사실 아니다) 처음 산부인과를 간 거라 궁금한 것도 물어봤다. 뭐 별로 기억에 막 남는 거는 없다. 결론은 생각보다 나는 건강하다는 사실이다.
나와서 약을 받고 엄마가 냉장고 보러 가자 그래서 홈플러스를 갔다. 가기 싫었는데 모처럼 회사안가는데 나라도 좀 같이 있으면서 놀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같이 같다. 전체적으로... 재미없었다. 더웠다. 힘들었다. 아! 그리고 홈플러스 가기 전에 도넛랑 떡볶이 그리고 김밥 두 개도 샀다. ㅎㅎ 맛났다. 엄마 고마워 덕분에 포식했어.
뭐, 여차저차해서 다시 스터디 카페에 도착했다 한 4시 정도였다. 뭘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냥 그림 유튜브 보고 그림 조금 깨작거리고 아이패드 유용한 꿀팁 같은 거 보고 프로 크리에이트 사용법 보고 전자 화폐 거래소 사이트 보면서 얼마나 올랐는지 보고... 그게 다인 듯하다. 뭔가를 막 해보고 싶고 나를 내던지고 싶은데 게을러서 하다가 말고 하다가 말고 하게 된다. 꾸준히 해야 하는데... 한순간에 딱 꾸준히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계속 연습하고 나를 길들여야겠다. 그래도 아이패드에 유용한 기능 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무료 폰트 사이트도 알게 됐다. 아마 캘리그래피는 이제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예쁜 글씨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행복했다. 히히 이제 카드 만들 때 글씨 걱정 안 해도 된다.
수요일에는 좀 더 규칙적이고, 하려는 것을 해보고 싶다. 핸드폰 사용을 줄일까 싶다. 그럼 좀 집중해서 해내지 않을까? 뭐 내일 일기에서 어떻게 됬는지 알게 되겠지. 수요일에는 뭐든 만들어서 얼른 인터넷에 올려야지 나를 알아봐 달라고 외칠 거다!!! 누리야 파이팅하자 너의 인생은 지금 시작이야. 너는 아직 레벨 1일뿐이야 좀 더 스킬을 쌓으면 용도 물리칠 수 있다고!!!! 아자 아자 파이팅!!!!!!!!!!!!!!!!!!!!!!!!!
'누리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 뿌듯하다. (0) | 2021.02.21 |
---|---|
전자 화폐에 미친 날 (0) | 2021.02.18 |
공들여서 블로그 글을 완성했다. (0) | 2021.02.17 |
내가 싫어지는 날 (0) | 2020.09.24 |
블로그 개설의 날 (0) | 2020.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