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3일 수요일
나 자신이 작아지는 날이다. 한국사 시험을 후에 할 것이 없었다.
외국대학에 나와 스펙 하나 없이 좋은 학점 없이 내가 뭔가를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래서 어제부터 시작된 나의 우울함을 없애기 위해 오늘은 계획을 세웠다.
작은 성취감이라도 얻게되어 나의 초라함이 사라지길 바랬다.
내일은 더 알찬 계획을 세워 이뤄나가기를 바라본다.
남자 친구에게 내 우울감에 대해 토로했다.
처음에는 위로해주다가 짜증을 낸다. 네가 노력 안 하고 공부 안 한 대가란다.
우울하게 있어봤자 안될 거 더 안된다고... 뭐든지 할 거면 빨리 하라고 한다. 나쁜 놈...
그리고 또 친구들 얘기를 한다. 내가 지레 겁먹어서 애들을 미뤄낸다고... 맞다 그게 안 좋은 걸 아는데 무서운걸 어떻게 하냐.... 이런 나를 사랑해 줄 순 없냐라고 말하고 싶다. 근데 이런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오늘 오후에 트레이너님이 갑자기 스케줄을 바꿔달라고 했다. 흔쾌히 바꿔 줄 수 없었다. 내 스케줄은 못 바꿔준다고
했으면서 맘대로 바꿔달라는 트레이너님이 솔직히 얄미웠다. 바꾸자고 하려다가 원래 시간에 하자고 했다. 작은 일이지
만 짜릿했다. 내가 거절을 하다니!! 히히 성장한 거 같아 기쁘다. 내가 싫으면 싫은 거니까 내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는 방
법을 더 연습하고 터득해야지. 나는 나쁜 년이 될 거다.
8시 넘어서 운동을 갔다. 힘들었다. 하기 싫었다. 하지만 뿌듯했다. 트레이너님이 기분 안 좋아 보였다.
헬스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다. 아빠가 웬일로 안 주무시고 계셨다. 엄마에게 내가 CPA 하고 싶은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어제 얘기했는데 아빠한테 바로 얘기했나 보다. 내가 아빠한테는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빠가 내가 평소에 하는 거처럼 마실 나가듯이 하면 안 된다 하셨다.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러셨다.
내가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정말.... 모르겠다. 나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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